국토대장정 1일차
출발
오늘 국토대장정을 출발했다.
춥다.
힘든 점
시작하기 전부터 걱정되던 걷기, 추움, 외로움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음
오늘이 처음이라 그런걸지도
근데 진짜 힘든 건 눈임
나는 눈이 왔어도 많이 녹았길래 괜찮겠다 생각했는데, 내가 사람이 많이 걷는 길만 걸었기 때문이였음을 이제야 알아버렸음
계속 눈길을 걸으니 실성해 웃음이 나왔달까, 근데 못걸을 만큼은 아니였어서 괜찮
수요일에는 눈이 온다는데, 맞으면서 가는 건 어떡하냐 얼른 눈이 안오는 지역까지 내려가고 싶다
좋은 점
깃발을 꽂고 다니니까 지나가는 사람이 힘내라고 해줬음
고맙고 재밌었음
오늘 도착지인 오산에 도착해서, 숙소 간판을 보니까 벌써 부산인냥 희열감이 들었음
웃음이 나와버렸달까
혼자 걸어서 괜찮냐고들 많이 물어보는데, 생각보다 괜찮음
더 좋다는 표현이 맞을지도
노래 들으면서 걸으니 스트레스도 풀리는 거 같고 생각도 정리할 수 있고
좋은 점이 생각보다 많음
걱정
오늘 조금이나마 차도 옆에서 걸어봤는데 위험한 거 같긴 하더라
그나마 도시인 곳이라 걸을만 한 축에 끼는 거 같은데,
눈도 오고 인도도 없는 곳에서는 어떡하냐
아이젠 사길 잘했다
기대
계획을 세울 때는 사우나에서 자는 것에 어쩔 수 없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
지금은 제일 기대되는게 사우나임
얼른 들어가서 몸 지지고 싶다
그래서 왜 가는 건데
나도 정확히 모르고 출발했음
그래서 오면서 생각을 해봤는데
- 지금이 아니면 갈 시간이 없을 것 같다
- 난 여행을 좋아하는 걸
- 난 홍대병 중증 환자라 남들이 잘 안하는 걸 하고 싶어함
- 거기에 더해 난 나르시시스트라, 국토대장정 이후의 내가 기대된달까
- 그냥 쉬고 싶은 걸지도
이렇게 리스트업이 됐는데, 아직도 잘은 모르겠음
굳이 알아야되나 싶기도 하고
그냥 가고 싶어서 가는게 크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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