배수진

사람마다 최고의 아웃풋을 내는 환경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.

그럼 나는 어떤 환경에서 최고의 아웃풋을 낼까


제목에서부터 스포일러가 되었지만, 나에게는 배수의 진인 상태라 생각한다.

할 일이 많은 상태에서야 집중도가 오르고,

내가 처리하는 양이 많아지고 이에따라 자신감이 붙는다.

그에 반해 할 일이 없을 때에는 할 일을 찾아서 하는 데에 소모되는 리소스가 아깝다.


물론 처리하는 양이 곧 질과 이어지진 않는 것을 알고 있다.

그치만 처리하는 양이 쌓여갈 수록 시야가 넓어져 질이 올라간다는게 지금까지의 내 생각이다.


여느 진리가 그렇듯, 적절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.

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, 건강을 자해하는 지점에서 조금 아래에 위치한 상태

그곳이 내가 최고 성능으로 활약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

유지

무엇이든 끝이 있기 마련이니 그런 상태를 만들었다고 해도,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훨씬, 무척이나 더 어렵다.

그러니 내 성능과 지금 나에게 쌓인 스택의 높이를 인지하며

내가 다음에 쌓을 스택은 어떤 크기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.

지금은

곧 내 스택이 overflow를 뱉을 것 같은 상태인데,

어찌저찌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.


문제는 하고 싶은게 더 있다는 점인데

새로운 일을 들였다가 지금 내 스택안에 있는 일들에 지장이 갈까 소극적으로 대처하게되는 것 같다.

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배수의 진의 배수의 진, 내가 더 고효율을 낼 수 있는 곳이 이 너머에 있는 걸까도 싶은데

경험에 대한 갈증보다 두려움이 더 커 '지금하고 있는 거나 잘하자'라는 생각이 나를 잡는다.


결론은 두려움이 이겼다고 볼 수 있겠다.

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해, 어마무시한 장점을 갖지 않는다면 내 스택에 새로운 일을 들이는 일은

당분간 (한 3개월 동안은) 없을 것 같다.


지금 내 스택에 들어와있는 일들이 나에게 소중하고,

이 일들이 작용하는 반경이 나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포함하기에

내 욕심을 채우는 마음보다 피해를 끼치기 싫은 마음이 더 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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